시진핑 ‘영국 따라 배우기’… 400년 정치안정 연구 나서

입력 2013-09-10 17:52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경제성장에 따른 정치개혁 요구가 분출될 것에 대비해 400년간 꾸준하게 정치적 안정을 이뤄온 영국식 모델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BBC 중문판에 따르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자 칭화대 교수인 리다오쿠이는 텔레그래프에 “현 중국 지도부는 영국이 지난 400년 동안 경험한 정치 변화를 연구하면서 영국과 프랑스의 차이점을 자세하게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주목하는 부분은 영국이 4세기 동안 미국, 프랑스, 독일과의 전쟁을 통해 격변을 겪으면서도 보통선거 실시와 사회 안정, 전통과 정치구조를 유지한 점이다. 특히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필요할 때 자발적으로 개혁을 단행하는 정치적 결단을 보인 점도 연구대상이다.

리 교수는 “중국 지도부가 프랑스 철학가이자 사상가인 알렉시 드 토크빌이 자신의 대표작인 ‘앙시앙 레짐과 프랑스 혁명’에서 개혁을 하지 않으면 결국에 혁명이 온다고 주장한 것에 공감하면서 영국식 모델이 프랑스의 경험과 대조를 이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중국도 적당한 시기에 개혁을 하지 않으면 프랑스와 같은 엄중한 국면에 처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 학계는 폭력적 혁명을 비판한 영국 보수주의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고 리 교수는 소개했다.

리 교수는 시진핑 정권은 연내에 한 가구 한 자녀 정책과 거주지를 제한한 후커우 제도 등에 대한 개혁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에 대해서는 경제위기 극복에 주력하느라 제도 개혁에는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