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센카쿠 국유화 1년… 中-日 해상 추격전 ‘일촉즉발’

입력 2013-09-10 17:52 수정 2013-09-11 01:18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 1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중·일 양국 해경선과 순시선이 센카쿠 영해에서 추격전을 벌였다. 중국은 인민해방군 4만명을 동원한 대대적인 무력시위에 나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해경국 소속 2350, 1115, 1126, 2112, 2113, 2146, 2506호 등 총 7척으로 구성된 해경선단은 10일 오전 9시18분 센카쿠 해역에 진입했다. 센카쿠 4해리 지점까지 들어가 순찰활동을 벌였다. 오후에는 추가로 한 척을 더 투입했다.

CCTV는 중국 해경선의 센카쿠 진입과 일본 대응을 생방송으로 보도했다. 중국 해경선은 추격전 과정에서 일본 순시선에 “일본의 댜오위다오를 포함한 부속도서에 대한 일방적 조치는 모두 불법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 7척도 중국 해경선에 대한 감시·추적 작업을 벌였다. 요미우리신문은 “센카쿠 국유화 이후 중국 선박이 영해에 들어온 일수는 모두 63일”이라며 “올해만 43일이나 된다”고 밝혔다. 신문은 “지난 4월 23일 중국 선박 8척이 영해를 침범한 뒤 이번이 두 번째로 큰 규모”라면서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해당 선박들을 영해에서 나가도록 요구했다고 전했다. 중국 선박은 오후 5시쯤 모두 철수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센카쿠 열도에 대한 실효지배 강화 방안으로 공무원을 상주시키는 것도 선택지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사무차관도 청융화 주일 중국 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강력하게 항의하고 도발 자제를 요구했다.

중국은 이날부터 난징, 광저우 군구 소속 육군과 공군 병력 등 4만명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H-6 폭격기 2대가 8일 대미 군사방어선인 제1열도선(규슈~오키나와~대만)을 처음으로 돌파해 서태평양 상공을 비행하고 무인기가 9일 센카쿠 부근 상공에 출현한 데 이은 것이다.

신화통신은 이날 ‘사명행동(使命行動)-2013’으로 명명된 군사훈련 소식을 보도하면서 “이는 시진핑 (習近平) 주석이 ‘군대는 전투 능력을 갖춰야 하고 전투에서는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국방부는 ‘사명행동-2013’이 연례적인 훈련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난징군구는 동중국해를, 광저우군구는 남중국해를 각각 작전 구역에 넣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 훈련이 ‘센카쿠 1주년’을 겨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병력 4만명은 철도, 차량, 선박, 항공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목표 지점에 집결하게 된다. 통신은 이들이 이동하는 거리는 3만㎞가 넘는다고 전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센카쿠 국유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1년 전 일본은 중국 영토인 댜오위다오를 불법 구매해 중국 영토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일본이 잘못을 바로잡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이제훈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