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기독단체 빈곤층 사역에 '태클'
입력 2013-09-10 17:54
[미션라이프] 빈곤층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미국의 기독단체들이 최근 정부의 제제로 사역 중단 위기에 놓였다고 폭스뉴스 등 미 언론이 9일 보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기독 선교단체 ‘크리스천서비스센터’는 최근 주정부 농무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무료급식용 음식을 제공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크리스천서비스센터는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는 단체로 연방 농무부의 위탁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농무담당 공무원은 이 단체에게 급식 장소에서 예수 초상과 십계명 현수막을 제거하고 성경을 나눠주지 말라며 이를 어길시 식량 공급을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정교 분리 원칙을 문제 삼았다.
지난달 말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기독단체 ‘러브윈즈미니스트리’가 공원에서 노숙자들에게 소시지와 빵을 나눠주다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사진> 단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찰이 음식을 나눠주는 행위를 그만두지 않으면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미국 언론들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자 현지 경찰은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린 것 뿐 체포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기독단체들은 정부의 ‘태클’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기독단체들의 사역 활동은 ‘좋은 일’로 인식돼 저지당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러브윈즈미니스트리의 휴 홀로웰 목사는 “6년간 사역을 펼치는 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규제를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케이 데일리 사무국장 역시 31년 동안 이어온 사역을 갑자기 막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이들 단체는 빈곤층을 위한 사역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홀로웰 목사는 마태복음 25장 31~46절 말씀을 인용하며 “앞으로도 계속 헐벗고 굶주린 자들을 돕겠다”고 밝혔다. 크리스천서비스센터도 정부의 음식 공급이 끊겨도 가난한 이들에게 계속 먹을 것을 나눠주겠다고 했다. 데일리 사무국장은 “예수님이 물고기와 떡으로 5000명이 넘는 무리를 배불리 먹이셨듯이 우리에게도 굶주린 이들에게 나눠줄 음식을 가져다주실 것”이라며 “그들을 위해 계속 기도하고 또 성경도 나눠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