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 조종사 멸종 위기… 드론 조종사 인기

입력 2013-09-10 17:29

2009년 당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성능 결함으로 논란이 된 F-35 차세대 전투기가 아마도 미 공군이 개발하는 최후의 ‘유인 전투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유인 항공기 조종사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반면 드론 조종사 인기는 치솟고 있다. 아직은 군과 정부가 주 수요처지만 조만간 민간부문에도 드론의 활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현재 미 연방항공청(FAA)의 승인을 받고 운행중인 드론은 327대. 대부분 경찰, 교통부, 국경관리청, 대학 등 연방정부와 공공기관이 운행 주체다. 산불 방제와 국경 단속, 마약 등 고위험 범죄조사 등에 드론은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드론 제작사들의 모임인 국제무인시스템협회(AUVSI)는 농경지 농약 살포, 상품 배달, 환경 오염 감시, 송유관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미국에서만 10년간 800억 달러의 무인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아직 민간부문 드론 사용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미 의회는 FAA에 2015년 8월까지 민간 드론도 기존의 항공시스템에 포함시키도록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렇게 되면 드론이 지금 같은 시험적인 지위를 벗어나 기존 항공기와 같은 대우를 받게 된다.

그렇지만 사생활 침해 등으로 일부 주에서는 벌써 공공기관의 드론 사용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버지니아주 샬럿스빌 시의회는 2월 경찰의 드론 사용 금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시민자유동맹(ACLU)의 선임정책분석가 제이 스탠리는 7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교한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드론이 악용되면 기존의 사생활 침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