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임기 시작 서울신대 유석성 총장 “한국 교회 분열은 지도자 욕망 때문”

입력 2013-09-09 21:45


유석성(사진)서울신학대 총장은 9일 서울 광화문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교회의 분열상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교계 주요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유 총장은 3년 임기의 제17대 총장에 재선돼 최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유 총장은 “교회는 일치를 추구하면서도 분열의 역사를 걸어왔다”며 “이는 교리의 차이가 아니라 인간의 명예욕, 물욕, 권력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기총의 분열도 자기의 역량은 모르면서 욕망만 컸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욕망을 키우지 말고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를 반대하는 측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비판은 사실에 근거해야 하는데, WCC 반대 측은 왜곡된 정보를 듣고 무작정 비판한다”면서 “이는 교회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종교든 근본주의가 그 종교를 망친다”며 “기독교의 본질을 훼손한 이들도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대가 속한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WCC 회원교단이 아니지만 이번 총회를 참관하기로 했다.

유 총장은 교회 대형화에 대해서도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주변의 소형교회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비판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또 정의와 평화를 통해 기독교 정신의 근본인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기도하고 정의를 행한다는 것”이라며 “기독교 사랑은 사회 속에서 정의란 내용으로, 평화라는 형식을 통해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총장은 학교운영과 관련, “서울신대는 역사로 보면 한국에서 10번째로 세워진 대학으로 지난 3년간 신앙을 바탕으로 전 교직원과 학생들이 노력해 주목받는 대학이 됐다”면서 “신학대 중 최고의 입시경쟁률, 신학대 가운데 처음으로 대학평가 100위권 진입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유 총장은 서울신대와 한신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튀빙겐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기독교윤리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한국사회윤리학회와 한국본회퍼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