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복지상 대상… 폐지 수집해 이웃 도운 ‘천사 할머니’
입력 2013-09-09 19:02
“자식 없는 노인이나 아픈 노인 등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시작한 게 벌써 30년이 넘었네요.”
‘2013년 서울시 복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9일 상을 받은 황화익(76·여·사진)씨는 폐지 수집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후원해 온 ‘천사 할머니’다.
서울 종로구에서 52년째 살고 있는 황씨는 30년 넘게 빈병과 폐지를 팔아 모은 돈으로 이웃들을 도왔다. 1982년 새마을부녀회에 가입해 끼니를 거르는 노인들을 돕기 시작한 것이 시작이었다.
황씨는 후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일 새벽 4시부터 마을을 다니며 빈병과 깡통, 폐지 등을 모았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에 처음엔 창피하기도 했지만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그만둘 수 없었다. 그렇게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자녀가 없이 홀로 사는 노인, 사고를 당한 이웃, 아동복지원, 수재민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꾸준히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금까지 그가 건넨 후원금은 1000만원이 넘는다.
황씨는 마을 경로당에서 10년 넘게 점심 봉사를 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관내 200여개 화분의 먼지를 털어내고 잎사귀를 물걸레로 닦아주는 환경미화 봉사활동도 한다.
서울시청에서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는 10여년간 소외계층을 위한 자선공연 및 무료급식 활동을 해 온 서울아버지합창단이 자원봉사자 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복지종사자 분야 최우수상은 임대아파트 지역의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오순희(37·여)씨가, 후원자 분야 최우수상은 국민은행 영등포지역본부가 각각 수상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