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어민들 적조와의 사투… KBS1 ‘시사기획 창’

입력 2013-09-09 18:19


시사기획 창(KBS1·10일 밤 10시)

적조(赤潮)는 우리나라 바다를 ‘죽음의 바다’로 만들어버린다. 올여름만 해도 적조로 어민들은 사상 최악의 피해를 당했다. 양식 어류 2800만 마리가 폐사당한 것이다. 이는 전체 양식 어류의 6%에 해당하는 양으로, 피해액은 250억원에 달한다.

이번 적조는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빨리 나타난 데다 확산 속도마저 빨라 어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방송은 적조와 싸우는 남해 바다 어민들의 삶을 살펴본다.

카메라에 담긴 남해안 어민들의 일상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양식장마다 액화산소를 사용해 산소를 공급하고 황토를 바다에 뿌려 적조 덩어리를 제거해나가는 사투가 연일 반복된다. 하지만 적조 피해를 줄이기란 쉽지 않다. 양식장마다 죽은 물고기가 무더기로 떠오른다.

그렇다면 왜 이런 피해가 발생한 것일까. 제작진은 정부의 안일한 대책을 꼬집는다. 정부는 철저한 적조관찰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부하지만 올해 적조로 인한 첫 피해는 정부가 적조주의보를 발령하기도 전에 발생했다. 피해 예방에 도움이 안 된 ‘뒷북 예보’였던 셈이다.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적조 피해가 없다고 적조 연구 인력을 대폭 줄였다고 하는데, 이러한 방심이 올여름 엉터리 예보를 낳았다는 게 제작진의 주장이다. 적조가 생기면 황토를 뿌리면 된다는 ‘뻔한’ 대책 외엔 이렇다할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제작진은 “적조 예보가 엉터리라면 어민들을 자연재해 속에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적조라는 자연현상을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 정확한 예보가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