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립 중단하고 이산상봉 진행하라”… ‘이산가족’ 우원식 눈물의 호소

입력 2013-09-09 18:12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이 9일 공식 회의석상에서 눈물을 흘렸다. 6·25전쟁 당시 황해도 연백에 있는 할아버지 댁에 보내진 뒤 쭉 북에 살고 있는 누나 정혜(74)·덕혜(71)씨 얘기에 흐느꼈다.

우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5일 이후 숙소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협상과 관련해 “남북 모두 한가한가. 로또보다 더 어렵게 선정된 가족의 타들어가는 심정을 알기나 하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올해로 97세가 된 노모가 2010년 10월 말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딸 정혜씨를 만난 일을 꺼내면서 “그 반가움이란 60년간 품은 한을 다 녹일 만한 것이었다”며 울먹였다. 이어 “한 사람의 아들로 호소한다. 대립을 위한 대립, 생존에 목맨 대결을 중단하고 상봉 행사를 차질 없이 진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우 최고위원의 가족들은 6·25전쟁 발발 이틀 뒤 당시 11살, 8살이던 두 누나를 총알이 날아다니는 서울보다 안전한 황해도로 보냈다. 우 최고위원은 저서 ‘어머니의 강’에서 “부모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찰싹 붙어있던 그들에게 ‘마차도 타고 맛있는 사탕도 사 먹으라’고 돈을 쥐어 줬다. 그 길이 마지막이 될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라고 썼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