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싱크탱크, ‘정책정당 구현’ 머리 맞댔다
입력 2013-09-09 18:12
여야 싱크탱크인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와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이 9일 국회에서 첫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공방과 민주당의 장외투쟁으로 정기국회 의사일정도 잡지 못하는 등 대치 중인 정치권이 정책정당 구현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머리를 맞댄 셈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축사에서 “정당정치가 국민 눈높이에 어긋날 때 정치불신을 넘어 정치혐오를 불러일으킨다”며 “양당이 정책정당을 구현하고 정치발전을 선도하는 선의의 경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에 불참한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서면 축사를 통해 “논쟁을 벌일 시간도 없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주거·보육·일자리 등 서민의 불안과 고충을 해결하는 정책이 절실한 때”라며 정책 정당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세미나는 정당정책연구소의 독립성과 재원 확충 방안에 초점이 모아졌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정당정책연구소의 재정권과 인사권이 정당에 종속됐다는 게 문제다. 독립성을 강화하고 시민대상 교육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상호 서원대 교수는 “후보중심, 인물중심의 정책 자원을 내부화, 제도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권영진 여의도연구소 상근부소장은 “시류에 편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당연구소의 거버넌스(지배구조) 운영체제가 정당으로부터 독립적으로 가야 하는 만큼 재정 독립성에 대해 과감하게 결단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주영 여의도연구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6월 16일 양당 대표가 새벽에 해장국을 드시면서 정책을 협의했던 뜻을 받들고 정책정당을 지향하는 일을 해보자는 의미에서 정책연구소 모임이 시작됐다”며 “지역정당, 보스정당의 낡은 꼬리표를 떼고 정책정당으로 전환하는 정치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변재일 민주정책연구원장도 “국정원 개편과 조세제도 형평성 문제, 조세정의 실현과 지방선거 대비 공천 등 산적한 현안이 많다. 정책연구소 간 협의를 통해서라도 국민의 정책적 요구를 수렴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