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중동 기독교인들 “미국의 공습 반대 평화적으로 해결을”

입력 2013-09-09 18:07 수정 2013-09-09 21:44

미국의 시리아 공습 여부가 국제적인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시리아와 중동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9일 시리아의 기독교인 거주 지역인 말룰라 지역이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반군 조직 자바트 알누스라에 점령됐다고 전하면서 “정부군이 화학무기 공격을 할 경우 이 지역 기독교인들이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말룰라는 수도 다마스쿠스와 제2의 도시 홈스 사이에 위치해, 미국이 시리아를 공격할 경우 말룰라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 격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 인디펜던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최소한 휴전 협상 테이블에 양측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요르단 암만에서 압둘라왕의 주재로 열린 아랍 크리스천 지도자 평화 콘퍼런스에서도 시리아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고 행사에 참여한 미국 언론인 로마 다우니가 밝혔다. 다우니는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이라크 시리아 이집트 레바논에서 온 기독교 지도자들 중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이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며 “하지만 이들은 미국이 군사 공격을 감행하길 원하지 않고, 외교적인 해법을 찾아내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의 군사 공격은 사태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이 지역에서 공포와 폭력을 확산시켜 기독교인들이 더욱 핍박 받게 만들 뿐이라고 우려했다.

영국 의회가 시리아 공격안을 부결시킨 데에도 전쟁에 반대하는 성공회의 입장이 영향을 끼쳤다.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지난달 27일 데일리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사태는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없는 상태”라며 “아사드 정권을 무력으로 추출하기 전에 여러 중재 방안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지난 7일을 시리아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금식과 기도의 날로 선포하고 전쟁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