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자동차 공장’ 떠오른 태국… 2011년보다 70% 급증

입력 2013-09-09 18:09

휴양지로 유명한 태국이 ‘동남아의 디트로이트’로 부상하고 있다. 혼다 도요타 닛산 등 일본 대표 자동차업체가 경쟁적으로 몰려와 공장을 지으면서 자동차 제조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프랑스 파리의 세계자동차공업협회(OICA)는 지난해 태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248만대로 2011년보다 70%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고 AFP통신이 8일 보도했다. 자동차 생산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 중국·인도와 비교할 때 압도적인 성장세다. 현재 태국은 경쟁국인 인도네시아를 앞질러 가장 많은 차를 생산하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태국은 지난해 약 100만대를 수출했다. 내수도 상당하다. 국내 매출은 올 들어 6개월간 꾸준히 늘었다. 그동안 오토바이를 즐겨 타던 태국인들이 앞다퉈 자동차로 갈아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생애 첫 차를 사는 사람에게 최대 2500달러까지 세금을 되돌려주면서 자동차 붐을 촉발했다. 정책 시행 직후 새 차 주문량은 약 125만대에 달했다. 이 정책은 장기 저금리와 함께 가계 빚 증가에도 기여했다고 태국 유력 일간지 방콕포스트는 지적했다. 최근에는 가계대출 부실 우려로 은행들이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자동차 판매 증가세가 다소 시들해졌고 주문 취소도 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계는 이런 상황에 개의치 않고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연간 42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는 혼다는 2015년 6억4000만 달러를 들여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혼다 오토모빌 타일랜드의 피탁 프루이티자리콘 부회장은 “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혼다 제조 기반”이라며 “앞으로 3∼5년간은 계속 그럴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도요타는 3억4000만 달러를 투입해 만든 태국의 5번째 공장에서 지난달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매년 태국에서 승용차부터 승합차까지 77만대를 찍어낼 계획이다. 닛산은 내년에 3억6000만 달러를 투자해 두 번째 공장을 짓고 매년 15만대를 생산키로 했다.

오토모티브 포커스그룹 타일랜드의 울리 카이저 대표는 “자동차 산업은 두 바퀴를 네 바퀴로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소비자)이 견인한다”며 “이런 사람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