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스마트폰 앱 등서 더 은밀하게 정보 공유”
입력 2013-09-09 17:54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인터넷 자살 정보는 더욱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유통되며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자살’이란 직접적 용어 대신 ‘우울증 상담’ ‘마지막’ 등의 단어를 사용해 포털사이트, SNS, 스마트폰 앱 등에서 자살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자살’이란 단어로 검색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요청으로 비공개 조치됐다’는 안내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을 함께 할 사람 찾는다’처럼 자살을 암시하는 글들은 별 제지 없이 검색이 가능했다. 또 이런 게시글은 자살사이트가 아닌 우울증 극복을 위해 개설된 상담 카페 등으로 숨어들어 단속도 쉽지 않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올해 1∼7월 자살유해사이트로 신고된 게시글은 3791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3986건이 신고 접수돼 게시글 삭제 혹은 사이트 폐쇄 조치가 내려졌다. 하지만 모니터링을 통한 사후 삭제에 그쳐 자살 관련 정보는 인터넷상에서 끊임없이 유통되고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살 정보를 공유하거나, 동반자살 파트너를 구하는 내용의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9일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우울증 앱’을 검색한 결과 자신의 우울증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앱이 다수 검색됐다. 지난 8일 한 이용자는 앱을 통해 ‘나는 쓸모없는 것 같다. 아무리 연습해도 안 되는걸 어떡해야 하는지. 너무 죽고 싶다. 자살 하실 분?’이라는 글을 올렸다. 자신의 모바일 메신저 아이디도 함께였다.
공인되지 않은 우울증 테스트 앱을 통해서 우울증 초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자살의 유혹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한 이용자는 앱을 통해 우울증 진단을 한 뒤 ‘덕분에 우울증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었다. 내겐 정말 죽음만 남은 것 같이 느껴진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이용자 역시 ‘지인 추천으로 진단해 봤는데 결과를 알고 보니 더 자살하고 싶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관계자는 “자살을 결심하는 이들에게 인터넷의 무분별한 정보들이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자살 관련 유해정보 차단 기준이 폭넓게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나 전수민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