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강화 영향… 절제되고 간소하게
입력 2013-09-09 17:47 수정 2013-09-09 17:45
9일부터 시작된 주요 교단의 올해 총회는 예년에 비해 절제되고 간소해진 분위기였다.
○…예장 통합의 제98회 총회가 열린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 본당 앞. 예년 같으면 총회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부총회장 선거운동원들로 시끌벅적해야 할 장소이지만 그런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각 후보 진영 선거운동원 10여명은 저마다 후보 이름이 적힌 명찰을 들어 보이며 지지를 호소했다. 후보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나 피켓은 보이지 않았다. 총회 관계자는 “한층 강화된 선거법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녹색총회’ 방침도 간소한 총회 진행에 일조했다. 통합총회 총대들에게는 예배시간 외에 노타이 회의 참석, 개인용 컵 사용 등이 권장됐다. 휴게실은 시간제로 운영됐고, 실내 온도는 정부권장온도(26∼28℃)가 준수됐다. 모두 예년과 달라진 풍경이다.
○…기독시민단체들의 교단총회 참관 활동도 본격 시작됐다. 공의포럼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20여개 기독 단체들이 참여하는 교단총회공동대책위원회(교총위)는 예장통합 총회에만 15명을 파견했다. 이들은 총회에서 이뤄지는 각종 회의가 민주적이고 공정한 절차로 진행되는지부터 교회개혁 관련 주요 헌의안의 통과 여부 등을 참관한다. 활동 내용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명성교회 앞에서 목회대물림 방지법 통과를 촉구한 일부 단체 회원들은 이를 만류하는 명성교회 측 안내위원들과 실랑이를 빚기도 했다.
○…예장 백석과 개혁의 첫 통합 총회에서는 개혁 측에 대한 백석의 배려가 엿보였다. 총회 장소가 백석대학교인데다 참석인원도 백석 측이 7배 이상 많았기 때문에 자칫 개혁 측 참석자들이 어색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백석 측은 개혁 측 참석자들의 좌석을 총회장 맨 앞자리에 배치하는 한편, 개회예배 사회와 성찬예배 축도 등 주요 순서를 개혁 측 목회자들에게 맡겼다.
○…예장 백석과 개혁의 통합 선언식이 진행되기 전 백석 측 한 목사가 통합 선언을 미루자고 주장해 통합선언식이 지체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 총대는 “임시총회에서 통합을 결의했지만 아직 전체 총대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며 “회무 처리를 먼저 해서 통합에 대한 의견을 묻고, 통합선언을 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다수 총대들은 통합선언을 먼저 하자는데 찬성해 회무처리에 앞서 통합선언식이 진행됐다. 통합 총회장으로 추대된 장종현 목사가 강단 위에 서자 박수갈채가 한동안 이어졌고, 일부 총대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박재찬, 천안=이사야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