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보호관찰소 기습 이전에 분당주민들 화났다

입력 2013-09-09 18:36 수정 2013-09-09 21:39

[쿠키 사회]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성남보호관찰소) 기습 이전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자녀들 등교거부 사태로 격화되고 있다. 주민들은 주말 대규모 규탄집회를 연 데 이어 9일 보호관찰소 직원들의 사무소 출근을 저지하는 실력행사에 돌입한 상태다.

성남시 분당지역 일부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10일부터 자녀들의 등교를 무기한 거부키로 했다. 성남보호관찰소 이전 반대를 위한 분당 학부모 범대책위원회는 오후 회의를 열고 초등학교 학부모회 의견을 모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1차로 등교 거부를 결정한 학교는 서현·수내·당촌·양영·안말·서당·내정·분당초등학교다.

범대위는 보호관찰소가 이전하지 않으면 오는 16일부터 등교 거부 초등학교를 39개 교로 늘리고 이후 중·고등학교까지 동참하게 할 계획이다.

범대위는 이날 오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성남보호관찰소 입주 건물 앞에서 연좌 농성을 하며 성남보호관찰소 직원들을 막았다. 농성자 수는 1000명을 넘었고, 농성 참가 지역도 인근 서현·이매동뿐 아니라 수내·정자·야탑·구미·백현동 등 분당 전역으로 확대돼 50여개 학부모회가 참여하는 상황이다.

학부모들과 주민들은 보호관찰소 입주 다음날인 5일부터 보호관찰소 앞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보호관찰소 직원 20여명이 건물에 접근하지 못하면서 보호관찰소 업무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로 인해 성남·광주·하남지역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명령 대상자, 소년사범 등 1500여명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보호관찰소 측은 비상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들은 “보호관찰소가 사전 협의나 공지 없이 분당신도시 한복판이자 청소년 문화공간에 ‘도둑이사’를 해 아이들이 범죄에 노출됐다”면서 이전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대책위는 보호관찰소 반경 5㎞ 이내에 초·중·고 77개 학교의 학생이 2만여 명이라고 밝혔다.

성남보호관찰소는 지난 4일 새벽 수정구 수진3동에서 분당구 서현역 인근 한 건물 1~3층(1124㎡)으로 전격 이전했다. 성남보호관찰소 측은 “기존 건물 임차계약이 18일로 끝나기 때문에 불가피했다”며 “지역 정서, 접근성, 업무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전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성남보호관찰소는 2000년 수정구 수진2동 한 건물을 임차해 개소한 이후 독립 청사를 마련하지 못한 채 13년째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민 기피시설로 지목돼 결국 최초 입주 건물 주변 수진2동에서만 세 차례 임차이전을 했다.

성남=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