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한국교회가 자랑할 것
입력 2013-09-09 17:46
이사야 39장 1∼7절
오늘 본문은 주전 6세기, 바벨론 포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바벨론 포로기는 72년 동안인데 그 시기는 참담한 고통의 기간이었습니다. 왕족들은 죽임을 당하고, 어린 아이들과 백성들은 노예로 끌려갔습니다. 아름다운 성전은 무너지고, 성벽까지 무너져 황폐한 곳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바벨론의 침공을 받은 데에는 히스기야왕의 잘못된 행보가 중요한 원인을 제공합니다. 히스기야왕은 죽을병에 걸렸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15년의 생명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 소식이 주변 나라에 전해지자 “발라단의 아들 바벨론왕 므로닥발라단이 히스기야가 병들었다가 나았다 함을 듣고 히스기야에게 글과 예물을 보낸지라”(1절)라고 한 것처럼 큰 관심사가 됐습니다. 당연히 히스기야는 그들의 방문을 반겼습니다. 2절에 보니까 “히스기야가 사자들로 말미암아 기뻐하여 그들에게 보물창고 곧 은금과 향료와 보배로운 기름과 모든 무기고에 있는 것을 다 보여주었으니”라고 적고 있습니다.
선지자 이사야가 이 소식을 들었습니다. 왕에게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왕의 대답을 들은 이사야는 놀랐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합니다. “보라 날이 이르리니 네 집에 있는 모든 소유와 네 조상들이 오늘까지 쌓아둔 것이 모두 바벨론으로 옮긴 바 되고 남을 것이 없으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또 네게서 태어날 자손 중에서 몇이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 하셨나이다,”(6∼7절)
결국 이스라엘은 이 말씀대로 예루살렘 왕궁에 있던 사람들은 죽거나 포로로 잡혀가 이방 땅 바벨론에서 종살이를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솔로몬왕의 영화를 누렸던 그 많은 황금보석들은 다 빼앗겨 바벨론 왕궁의 창고에 옮겨졌고, 성전에서 쓰이던 기물들이 왕가의 그릇으로 쓰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부패와 백성의 타락이 한 원인이지만, 특별히 히스기야왕의 경솔한 행동이 가져온 결과였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히스기야왕은 바벨론에서 온 사자들에게 자신의 병을 고치고, 생명을 연장해준 그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능력을 선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창고에 들어 있는 진귀한 보석을 국부의 원천인 양 자랑했습니다. 보물을 본 사람들은 당연히 그것을 빼앗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침략을 부르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한국교회의 자랑은 100여년의 짧은 역사 가운데 부흥을 일군 교회와 성도들의 수에 있지 않습니다. 교회는 웅장한 건물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거룩하고 진실하게 기도하며 하나님께 예배하는 교인들, 하나님의 능력을 사모하는 기도의 사람들, 민족과 세계를 품에 안고 하나님 나라를 사모하는 그 사람들이 귀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이 바로 우리의 자랑입니다.
한국교회 일부에서 최근 나타나는 불미스러운 현상 중 하나는 교인 수를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인 수를 자랑하여 그것으로 교회의 능력을 삼아 세상을 향해 그 힘을 발휘하려는 지도자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한국교회의 힘은 새로운 성도를 태어나게 하는 복음이요, 하나님의 임재며, 하나님의 역사하심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지키셨고, 하나님의 능력이 한국교회를 생명력 있게 성장시켰음을 자랑합시다.
유태영 목사 (전주 서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