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양악수술, 뭐가 문제인가

입력 2013-09-09 17:30


최근 들어 양악수술 후 부작용과 후유증 문제로 환자와 의료기관이 다투는 사건이 때때로 발생하고 있다. 단지 갸름하고 작은 얼굴을 갖고 싶다는 욕심과 교정치료의 원칙을 무시한 무분별 양악수술이 빚은 결과일 것이다.

위턱과 아래턱 중 한쪽 턱만 수술하는 단악수술 또는 편악수술과 위턱 아래턱을 둘 다 고치는 양악수술의 비율은 연구자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략 40대 60 비율로 이뤄지고 있다. 어떤 수술이 더 필요한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안면골을 정밀하게 분석해봐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분별 양악수술의 가장 큰 문제는 치아교정을 먼저 하지 않고 곧바로 턱 수술을 하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위턱, 아래턱, 턱관절 그리고 치아교합에 대한 정밀 분석을 바탕으로 턱 수술에 앞서 치아교정부터 먼저 하지 않으면 수술 후 안모비대칭, 교합이상 등의 부작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세계 치의학계의 일치된 의견이다.

1960년대 초반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양악수술, 즉 수술교정치료는 최근 50여 년 동안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수술 전 교정치료, 수술, 수술 후 교정치료의 3단계 과정으로 정립, 발전해 왔다. 이는 양악수술 시 교정전문 치과의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실제 미국과 유럽 각국은 물론 이웃나라 일본에선 양악수술이 필요할 경우 교정 전문 치과의사가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학문적 국제표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미용성형 전문 병의원의 경우 양악수술 시 꼭 필요한 수술 전 교정치료를 생략하고 곧바로 턱 수술부터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심지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선 수술 99.9% 할 수 있다”고 선전하는 곳까지 있을 정도이니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학문적으로 정립된 수술교정치료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과대광고일 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선 수술 후 교정치료는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므로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양악수술을 안전하게 제대로 하기 위해선 지난 50여 년간 치과 분야에서 축적해 온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 국제표준을 따르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안면 골격 및 치열에 대한 정밀한 3차원 영상 진단이 필요하다. 또 이 같은 정밀진단결과를 근거로 수술 전 치아교정을 철저히 해야 한다. 수술 후 위, 아래 치아들이 잘 맞물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악수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누구든지 두경부 골격의 성장발육, 위아래 턱관절의 구조와 치열, 치아 맞물림(교합)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교정 전문 및 구강외과 전문 치과의사와 상담해 보기를 권한다.

조헌제 앵글교정연구소 대표 (치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