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손짓하는 계절, 섣불리 덤비다간 실려 내려온다
입력 2013-09-09 17:24
유난했던 여름이 끝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가을이 시작되면서 조금씩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을 맞아 왕성해진 식욕으로 찐 살을 빼기 위해, 보다 건강한 체력을 키우기 위해, 가을은 운동을 하는 데 있어 최고의 계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마음만 앞서 무턱대고 덤비다가는 건강은커녕 오히려 온 몸이 부상병동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발목과 무릎은 부상에 노출되기 쉬운 부위인 만큼 주의해야 한다.
◇등산 중 삐끗한 발목, 무심코 방치하면 복사뼈 골괴사증 가능성= 경치도 즐기고 운동까지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등산은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좋아하는 운동이다. 하지만 평소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나 충분한 준비 없이 무리한 산행을 하게 되면 몸의 근육이 평소보다 긴장을 하게 돼 각종 부상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산행 도중 발을 잘못 디뎌 발목이 삐거나 골절되는 부상을 입기 쉽고, 특히 하산 시 근육의 긴장이 풀려 발을 잘못 디디게 되면 발목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발목 삠은 우리가 일상생활 중에 흔히 당하는 부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목이 삐게 되면 파스를 뿌리거나 찜질을 하는 등 기본적인 처치만으로 치료를 대신한다. 물론 이러한 처치만으로도 증상이 나아진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러한 처치에도 통증이 계속되거나 뻐근한 느낌이 남아있다면 가까운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창우 정동병원 원장은 “한 번 삔 발목은 조기에 적절하게 치료해주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재발할 수 있고, 이렇게 습관적인 발목 삠이 반복되다 보면 심한 경우 뼈와 연골이 분리되는 박리성 골연골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극심한 경우에는 뼈 주변 관절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발생해 뼈 자체가 괴사하는 복사뼈 골괴사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굴곡 있는 지형에 척추 중심으로 진행되는 등산, ‘척추관협착증’ 주의= 등산은 평지에서 즐기는 운동들과는 달리 굴곡진 지형으로 인해 오르고 내림이 반복되며 척추를 중심으로 운동이 진행된다. 따라서 주된 등산객 연령층인 40∼50대의 경우에는 노화가 시작되며 허리 운동이 잦은 동작으로 척추 안의 신경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느끼게 되는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하게 되면 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가을철 차가운 기온으로 근육이 경직되며 움직임이 통증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박건우 분당척병원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발생부위에 따라 경추관협착증(목부분)과 요추관협착증(허리부분)으로 나뉜다”며 “척추에 가느다란 관을 삽입해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부위의 유착을 제거하는 신경성형술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경성형술은 비수술치료로 짧은 시간 극소의 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허리 질환으로부터 탈출이 가능하다.
요즘 같은 날씨에 등산은 건강에도 좋고 가족과, 친구와 연인이 함께 오르면서 대화도 나눌 수 있는 훌륭한 운동이다. 그러나 급작스럽고 무리하게 한다면 운동이 아닌 독이 될 수도 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등산도 즐기고, 건강도 지키도록 하자.
박주호 쿠키뉴스 기자 epi0212@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