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석 칼럼] 모든 마케팅은 캠핑으로 통한다
입력 2013-09-09 17:17
캠핑이 대세다. 팔리지 않는 제품을 묶음으로 만들어 ‘캠핑용 패키지’라 명하면 불티나게 팔린다.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이 과거 문화상품에서 캠핑상품으로 바뀌고 있다.
캠핑은 캠핑장에서 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외국에서는 오히려 캠프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한다. 캠핑을 아웃도어의 베이스캠프라고 하는 이유는 캠핑장을 벗어나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하고 지역의 자원을 향유하라는 의미다. 단순히 캠핑장 내에서의 먹고 마시는 활동을 벗어나라는 충고가 담겨있다. 캠핑은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과 결합이 돼야 그 진가가 발휘된다.
지난해 일본의 캠핑장 가동율은 11%에 그쳤다. 국내와 비교해도 그리 높지 않다. 이런 경우 적자에 허덕이는 캠핑장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일본의 자치단체는 적자가 나는 캠핑장을 보전해준다. 이것도 엄밀한 의미에서는 캠핑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 캠핑장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기 때문에 캠핑장을 지원해 지역경제를 살리고자하는 도시마케팅의 일환이다. 국내의 많은 지자체에서도 캠핑장을 건립하거나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 캠핑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대기업들도 고객의 충성도 확보 차원에서 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캠핑과 관련된 기업들은 캠핑대회를 개최해 자사 이미지 향상을 도모하고 신제품을 홍보한다. 캠핑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기업들도 캠퍼들을 대상으로 캠핑장에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다. 아예 캠핑장을 연간으로 임차해 충성고객에 대한 마케팅의 장으로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심지어 부동산 경기 불황을 틈타 캠핑장을 갖춘 아파트까지 나왔다.
이처럼 캠핑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그 영향력은 다양한 분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또 캠핑과 직접 관련이 없는 타 분야와 결합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거나 내수시장 활성화에도 상당한 기여를 한다. 이는 원래 캠핑이 가지고 있는 속성과도 일치한다. 캠핑은 독자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다른 활동이나 산업과 결합됐을 때 그 효과가 배가 된다. 죽어가는 지역 축제가 캠핑으로 인해 살아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는 것 또한 지방에서 체험할 수 있는 전형적인 캠핑마케팅의 힘이다.
이러한 캠핑마케팅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캠핑산업과 상호보완성이 강하고 시너지가 높은 시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도 단순한 이벤트성 행사 위주에서 벗어나 캠핑마케팅의 목표와 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전제로 한 지속적인 추진전략 개발이 필요하다.
심형석 (사단법인 캠핑아웃도어진흥원 원장·영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