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에 태풍·해일 막는 방재언덕 건설

입력 2013-09-09 15:36

[쿠키 사회] 태풍 ‘매미’로 막대한 인명·재산피해가 난 지 10년 만에 경남 마산만 방재언덕 건설사업이 실현된다.

당시 강풍을 동반한 해일이 마산만 일대 해안을 덮치면서 지하상가 등에 있던 주민 18명이 숨졌고, 수백억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피해자 유족과 주민들은 “다시 발생할지도 모를 태풍 피해에 제대로 대비해야 한다”며 항구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다.

옛 마산시는 방재언덕 조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타당성 조사와 사업 설계 등을 진행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제자리걸음만 했다. 시는 2008년 말 국토해양부에 국비로 사업을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고, 국토부는 2011년 7월이 돼서야 방재언덕 기본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방재언덕 설치가 가시화되던 과정에 환경단체와 마산지역 일부 상인들의 반대가 발목을 잡았다.

시민단체는 “큰 규모의 해일이 방재언덕을 넘어 육지로 들어가면 오히려 물이 언덕에 막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며 “방재언덕이 태풍 피해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방재언덕이 조망을 가려 영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반발했다.

국토해양부 산하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이런 찬·반 의견을 수렴하고, 지난해 말 마산구항 방재언덕 설치공사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마친 뒤 사업안을 확정했다.

사업안에 따르면 방재언덕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마산관광호텔 앞바다∼마산항2부두 1.25㎞ 구간에 조성된다.

반대 측 의견을 반영, 방재언덕 높이를 당초 계획보다 낮춘 1m로 하고 그 위에 2m 높이의 투명강화벽 또는 기립식 방조벽을 설치키로 했다.

항만청은 총 사업비 566억원을 들여 조달청 입찰 공고가 끝나는 10월쯤 공사를 시작해 3년 후 완공할 계획이다.

항만청 관계자는 “그간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반대 측 의견도 최대한 수렴해 사업안에 반영했다”며 “마산 방재언덕 조성 사업은 이미 국책사업으로 확정된 만큼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2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항부두 태풍 매미 추모공원에서는 당시 희생자들을 기리는 10주기 추모제가 열릴 예정이다.

창원=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