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영아 방치 숨지게 한 ‘비정한 부부’
입력 2013-09-08 22:14
생후 10개월 된 입양한 딸을 2개월간 집안에 방치해 숨지게 한 비정한 부부가 경찰과 군 헌병대 수사를 받고 있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영아 유기치사 혐의로 양어머니 양모(32)씨를 수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군 헌병대 역시 같은 혐의로 양아버지 육군 모 부대 소속 이모(27) 중사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 7월 6~9일 양주시 장흥면 한 군인아파트에 입양한 딸을 홀로 두고 집을 비워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군과 경찰에 따르면 이 중사는 지난달 30일 귀가해 방바닥에 엎드린 채 숨져 심하게 부패한 딸을 발견하고도 1주일 뒤인 지난 6일 경찰에 이를 신고했다. 이 중사는 “무서운 마음에 집과 주변을 떠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부는 지난해 11월 딸을 입양한 이후 부부싸움을 자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양씨는 7일 오후 10시쯤 경찰에 자진 출석해 4시간가량 조사받은 뒤 일단 귀가한 상태다. 양씨는 경찰에서 “지난 7월 6일 오후 3시쯤 딸을 혼자 두고 집을 나왔다. 사흘 뒤 교육이 예정된 남편이 그 사이 딸을 돌볼 줄 알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은 이 중사가 9일이 아닌 7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대전에서 교육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양씨의 행적과 이씨의 복귀일인 지난달 30일 양씨 주소가 인천으로 옮겨진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군 헌병대도 이 중사가 숨진 딸을 발견하고도 즉시 신고하지 않은 이유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씨 딸의 시신을 부검 의뢰하고 입양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조사 중이다.
양주=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