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넘어 문화까지… 朴 대통령 ‘동행’을 역설하다

입력 2013-09-08 22:10 수정 2013-09-09 00:31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베트남 경제협력 만찬 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일즈 외교에 돌입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 전통의상을 소개하는 한복·아오자이 패션쇼에 직접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 파격도 선보였다.

◇박 대통령, 한복 입고 패션쇼 무대에 올라=박 대통령은 하노이의 경남 랜드마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복·아오자이 패션쇼의 엔딩 부분에 직접 한복을 입고 무대에 섰다. 은박이 박힌 미색 저고리와 연한 개나리빛 노란색 치마를 입은 박 대통령은 양 옆으로 늘어선 모델들 사이로 등장해 10m 가량 ‘깜짝 워킹’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앞서 행사 도중에는 하늘색 두루마기도 걸쳐 한복의 자태를 뽐냈다.

박 대통령은 무대 위에서 베트남어로 “신 짜오(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베트남의 아름다운 아오자이와 한국의 고운 한복이 만나 양국 문화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또 “두 나라가 맺어온 소중한 인연이 계속 이어져서 두 나라가 진정한 동반자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패션쇼의 주제는 ‘아름다운 동행, 멋진 미래’였다. 수교 21년을 맞는 양국의 과거를 ‘아름다운 동행’으로, 경제·통상을 넘어 국제정치와 안보 분야로까지 확장해가는 협력 과정을 ‘멋진 미래’라는 화두로 표현했다. 무대에 오른 양국 전통의상은 34벌씩 모두 68벌이었다.

리셉션장에서는 ‘한국 족두리에 대한 100가지 해석’이라는 전시회가 열렸고 국립국악관현악단 25명이 연주한 ‘메나리’ ‘비오는 날’ 등 국악과 베트남 민속악기로 연주된 현지 민요가 울려 퍼졌다. 패션쇼에는 용우엔 티 조안 국가부주석과 후왕 뚜언 아인 문화부 장관 등 베트남 정·관계 및 문화계 주요 인사가 총출동했다.

◇“베트남은 사돈의 나라, 양국 경협 새 지평 기대”=박 대통령은 그랜드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간담회 연설을 통해 “최근 한국과 베트남 간 공동 연구가 시작된 원자력 발전 건설 협력이 구체화하면 양국 경제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은 새로운 신흥 경제권으로 부상 중인 VIP(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일원국”이라며 “아세안 국가 중 첫 방문지로 택한 것도 양국이 만들어갈 미래에 대해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두 나라 사이에 탄생한 5만명의 부부는 한국과 베트남을 ‘사돈의 나라’ 관계로 이어주고 있다”며 각별한 친근감을 표시했다. 또 양국 간 경제협력을 다양한 재료를 쌈에 싸는 ‘베트남 쌈’에 비유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베트남 국부(國父) 호찌민 전 국가주석의 ‘변하지 않는 것으로 모든 변화하는 것에 대응한다’는 좌우명을 인용하면서 “양국이 우정과 신뢰가 변하지 않는다면 어떤 변화와 도전도 능히 함께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간담회에는 우리 측 경제사절단 79명과 현지 진출 기업인들이, 베트남에서는 황 쭝 하이 경제담당 부총리와 지방성 당서기 및 인민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알리는 ‘원전산업 로드쇼’를 하노이에서 개최했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제3원전 건설을 정부 간 수의계약 형태로 추진 중이다.

하노이=신창호 기자, 권지혜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