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 작품 中교과서 퇴출

입력 2013-09-08 18:46

중국의 대표적인 현대문학 작가이자 ‘아큐정전’으로 한국에도 유명한 루쉰(魯迅·1881∼1936)의 작품이 최근 중국 중학교 교과서에서 제외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내 교과서 대부분을 제작하는 인민교육출판사는 이번 학기에 새로 펴낸 7학년 어문(국어) 교과서에서 루쉰의 작품 ‘연’을 제외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텅쉰에 따르면 루쉰의 작품은 1920년대 초 처음 교과서에 수록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130여 편이 실렸다. 그러나 90년대 중반부터 교과서에서 작품이 제외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대표작 아큐정전은 2007년 베이징시 고교 국어 교과서 개편 당시 제외되는 ‘수모’를 당했고 상하이에서도 10여년 전부터 이미 중학교 교과서에서 루쉰의 작품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루쉰의 작품을 교과서에 수록하는 문제는 이미 중국에서 여러 차례 논란이 돼왔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문언(문어체)과 백화(白話·구어체)가 뒤섞인 루쉰의 작품이 요즘 학생들이 이해하기는 너무 어렵고 1900년대 초 중국 사회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이라 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학부모들과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루쉰의 작품이 중국의 정신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면서 루쉰의 작품이 교과서에서 사라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텅쉰이 벌인 여론조사 설문에 참여한 2만8920명 중 88%가 루쉰 작품의 교과서 퇴출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