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제한된 공격’?… 과연 가능할까
입력 2013-09-08 18:46 수정 2013-09-09 01:16
미국 내 여론이 갈수록 시리아 군사개입에 부정적으로 된 데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군사개입의 폭과 정도에 대한 모호한 태도가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가 여름 휴회를 끝내고 9일(현지시간) 개원하면서 이번 주가 시리아 군사개입 승인 여부를 결정지을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 등은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의 목표는 시리아 아사드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막고 화학무기 능력을 저하시키는 데 있다며 ‘제한된 공격’이 될 것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가 군사공격 목표와 범위를 확대하는 등 상반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여기에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CBS TV와의 인터뷰에서 “화학무기 공격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AFP 등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 사용에 관여한 군대와 시설을 옮기고 있다는 정보기관의 보고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군사공격 목표를 늘리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당초 50개 정도였던 목표물을 늘리는 데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B-52와 B-2 스텔스 등 공군 폭격기도 공격에 가담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국방부는 당초에는 구축함에서 발사된 순항 미사일로만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의원들이 우려한 대로 시리아 내전의 군사력 균형추를 기울게 하는 데까지 군사개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 행정부가 개입에 소극적인 의회의 승인을 얻는 한편 군사공격이 실효성 있게 하려는 상충된 목표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NYT는 7일자 사설에서 군사개입에 부정적인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10일 밤 발표할 대국민 성명에는 ‘제한된 공격’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군사공격이든 소규모에 그쳐야 한다는 의원들과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 등 반군에 대한 강력한 지원과 아사드 대통령 축출을 원하는 매파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이 매체는 하원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의원이 과반수인 218명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7일 밤 바티칸의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시리아 평화를 위한 4시간의 철야 기도회에 약 10만명이 참가했다고 바티칸 당국이 발표했다. 이는 서방에서 미국 주도의 시리아 군사공격을 반대해 열린 가장 큰 집회 중 하나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