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누리 뿌리가 독재정권”-새누리 “협의거부땐 단독국회”

입력 2013-09-08 18:14 수정 2013-09-08 22:02

여야 대치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민주당이 8일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국가정보원 개혁에 다시 불을 붙이려 하자 새누리당은 곧바로 단독으로라도 국회를 운영하겠다고 맞서면서 하루 종일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새누리당은 뿌리가 독재정권”=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오전 국립 4·19민주묘지를 참배하며 청와대·여당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집권하면서 민주주의가 다시 위협받기 시작했다”며 “이명박정권 5년, 박근혜정부 6개월을 경과하면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가 다시 유린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건한 합리주의자로 불리는 김 대표에게서는 좀체 찾기 어려운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뿌리가 엄연히 다르다”며 “우리 민주당이 김구, 신익희, 김대중, 노무현의 맥을 잇고 있다면 새누리당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의 맥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민주주의 역사와 함께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운 민주주의자들의 정당이다.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이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정당”이라며 “새누리당은 그 뿌리가 독재정권, 군사 쿠데타 세력에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역사를 부정하고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면서 틈만 나면 종북몰이, 매카시즘에 기대기에 여념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이석기 집단이 장난감 총을 개조해서 헌정파괴를 시도하려 한 것이 큰 죄라면, 국가정보기관의 어마어마한 조직과 예산을 동원해 헌정파괴를 집행한 죄는 그야말로 용서받지 못할 엄중한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외투쟁에 대해서도 “나오면서 장기전을 생각한 것이고, 자꾸 추석 연휴 얘기를 하는데 설날까지도 (장외투쟁) 갈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단독 국회 강행 움직임에 대해 “국회 파행 선언”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새누리당, “일정 협의 거부하면 단독 진행”=새누리당도 정기국회 일정과 ‘종북논란’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기국회 의사일정과 관련해 “9일까지 여야 간 의사일정 협의를 다시 시도해 보고 안 되면 그 다음부터 (여당 단독으로 국회를 운영)하겠다”며 “민주당이 전체 의사일정 협의를 거부한다면 새누리당 단독으로 우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부터 결산안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새누리당의 뿌리는 독재정권”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자꾸 이렇게 이야기하면 종북세력에 출구전략을 마련해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을 비교하면서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항상 묶으려 하는 것은 민주당식 ‘자기최면적’ 정치 아닌가”라며 “민주당이 작년 야권연대를 통해 국회 안에 종북세력의 교두보를 마련해준 과오에 대해 먼저 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현주 대변인도 “구태의연한 프레임”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여전히 부정적이다. 윤 수석부대표는 “박 대통령이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 MB(이명박)정부 국정원에서 일어난 일을 대통령이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이 여야 관계를 대승적으로 풀어간다는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니 만나게 되면 어떤 말씀은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임성수 김동우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