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조각가 한선현, 10번째 소통
입력 2013-09-08 19:20
조각가 한선현(46)은 염소를 소재로 작업한다. 1996년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미술아카데미에서 공부하던 중 성당문을 만드는 목조장인을 우연히 만나 목조각에 심취한 그는 2002년 귀국 전시를 통해 염소 작품을 선보였다. 남이 알아주든 말든 끊임없이 나무를 깎고 다듬는 작가는 외길과 산비탈을 오르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염소의 모습과 닮았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염소는 주목받지 못하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즐겁고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캐릭터다. 10년 넘게 작품 속 염소와 대화를 하다보니 이젠 친구이자 가족이 됐다. 염소와 나눈 이야기를 담아 11일부터 10월 12일까지 서울 삼청동 갤러리 아트파크에서 10번째 개인전 ‘염소의 꿈, 그리고 만나다’를 연다.
‘함께 가자’(사진) ‘분홍꽃 염소’ ‘집으로 가는 길’ ‘야∼호, 아빠하고 나하고’ 등 귀여우면서도 해학적인 작품들을 내놓았다. 관람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전시장 바깥에도 입체 작품을 걸었다. 작가는 “염소의 행동은 내 삶을 대변하는 연속 단막극”이라며 “열정과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주인공을 통해 건강한 웃음과 힘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02-733-8500).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