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진성준 의원-한스 울리히 자이트 외교부 문화총국장 만남

입력 2013-09-08 17:37


“獨 국회의원 특권 많지 않아… 정치권 신뢰도 높은 편”

지난 6월 민주당 진성준 의원과 한스 울리히 자이트 독일 외교부 문화총국장이 독일 니더작센주(州) 고슬라르시의 한 고성(古城)에서 정치 토론을 가졌다. 두 사람은 세계적 추세인 양당제 정치구조의 한계, 정당정치 위기에 관한 생각을 주고받았다.

먼저 진 의원이 입을 뗐다. 그는 “한국은 다당제이나 현실적으론 양당제 국가다. 이 때문에 양당에 실망한 무당파층이 형성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이트 총국장도 “어려운 문제다. 독일도 그런 현상 때문에 정당보다는 지도자의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유권자의 선택을 이끄는 데 이념 성향이나 정당의 정책 방향보다 당 지도부 신뢰 등이 영향을 훨씬 미친다는 얘기였다.

두 정치인은 정당의 당원 수가 감소하고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이 커져가는 현실에 대해 공감하고 해결책을 공유했다. 자이트 총국장은 “독일은 통일 전후 큰 변화가 있었다. 이전에는 시민보수·사회민주 진영으로 확연한 구분이 있었다면 지금은 정당의 다원주의화가 꽤 진행됐다”며 “이제는 특정 정당에 유권자들이 유착되는 게 굉장히 약해졌고 느슨해졌다.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정치 무관심층을 정당이 흡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좀 다른 의견이지만 정당정치 강화를 위해 더 힘써야 한다고 본다”며 “당적 구조를 내실화하거나 그동안 당원 중심이던 정당체계를 바꿔 시민들이 의사결정이나 공천에 참여하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례로 국민참여경선 확대, 온·오프라인 결합 정당 도입 등을 내세웠다. 그런 뒤 “그렇다면 독일의 정당 다원주의화가 정치권의 특권 내려놓기, 혁신 요구로 이어지느냐”고 되물었다.

자이트 총국장은 한국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는 듯 “독일은 다르다. 의원 특권이 강하지 않고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큰 편이다. 다만 이탈리아 등 남유럽에선 특정 계급·정당 비판이 있다. 이에 정치 리더 낙마 등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고슬라르=글·사진 김아진 기자

■ 도움 주신 분들

▲가렐트 뒨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NRW) 경제부장관 ▲한스 울리히 자이트 독일 외교부 문화총국장 ▲디르크 힐버트 드레스덴 부시장 ▲라이너 호어니히 NRW 투자청 부사장 ▲마르셀 아투이 NRW 사회민주당(SPD) 대변인 ▲원혜영 민주당 의원 ▲진성준 민주당 의원 ▲김재신 주독대사 ▲김택환 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