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NRW州 SPD 아투이 대변인 “지역밀착 소통정치로 1당 되찾아”

입력 2013-09-08 17:26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주(州)의 사회민주당(SPD) 마르셀 아투이(사진) 대변인은 뒤셀도르프 주당사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NRW SPD는 연방과는 별개로 인사·재정 등을 운영하지만 독일 내 가장 강한 조직을 갖고 있어서 정치적 책임도 막중하다”고 말했다.

NRW SPD 산하에는 지구당 54개와 지역사무소 1400여개가 있고, 당원 12만5000여명이 활동한다. 전체 당원 50여만명 중 4분의 1에 해당되는 숫자다. 아투이 대변인은 “NRW는 60년대 노동자 중심의 석탄·철강 산업이 발전해 전통적으로 SPD가 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이 지역은 유럽에서 7번째로 큰 산업 규모로 독일 경제의 ‘심장’으로 불린다.

그는 “그러나 40년 가까이 집권을 이어온 SPD의 아성이 2005년 무너졌다”고 했다. 당시 주의회 선거에서 SPD는 기독교민주당·기독교사회당(CDU·CSU)과 자유민주당(FDP) 연정에 정권을 넘겼다. 우리나라로 치면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새누리당 출신의 도지사가 당선된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아투이 대변인은 “NRW의 정치 상황이 하나의 트렌드가 돼 연방정부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결국 같은 해 CDU의 앙겔라 메르켈 정부가 탄생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2010년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도 SPD는 제1당의 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CDU·CSU, FDP가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해 SPD는 녹색당과 소수연정(적록연정)을 이루게 됐다.

아투이 대변인은 “당시 SPD는 정치적 타협을 당내 주요 이슈로 삼았다”며 “독일 전역에서도 앞으로 정치 좌표가 어떻게 될지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소수연정이 정부 운영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을 품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우리는 좌파당(11석)과는 대학 등록금 없애는 문제를, FDP(13석)와는 재정적자 문제를, CDU·CSU와는 학교개혁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이 입법 사례들은 독일 내에서도 여야 간 민주적 타협, 공정한 논의문화 사례로 유명하다.

SPD는 지난해 5월 주선거에서 제1당 자리를 되찾았다. 아투이 대변인은 “선거기간 동안 거의 밤잠을 자지 않고 전략을 짜고 지역을 돌았다”며 “CDU와 대비되는 인간적이면서도 감성적으로 다가갔다. 또 대중 집회보다는 간담회와 토론방식을 곁들여 유권자와의 거리를 좁혔다”고 말했다. 그 결과 2012년 정당명부를 제외한 직접 선출 지역구 128곳 중에서 99석을 얻었다.

NRW SPD는 뼈아프게 실패한 전력을 기억하며 끊임없이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아투이 대변인은 “반발이 있긴 하지만 철저히 일반 시민 참여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게 정치무관심증을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정당 중심의 정치가 나갈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또 연방 당과는 달리 우리는 40%의 여성 할당제를 실시하려 한다”고 했다.

뒤셀도르프=김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