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 02-788-0479… 국회도 자살예방 나섰다

입력 2013-09-07 04:03

지난 5월 국회 ‘생명사다리상담센터’에 60대 남성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남성은 당장이라도 자살하겠다며 불안 증세를 보였다. 전화를 받은 자원봉사 상담원 박모(65)씨가 그를 달랬다. 흥분을 가라앉힌 남성은 “돈을 못 내 한전에서 단전하려 한다. 자살하고 싶다. 월말에 경비 업무를 맡았는데, 오늘 고비만 넘기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며 울먹였다. 박씨는 한전과 상의해 남성의 체납된 1개월분 전기료를 납부해 단전 조치를 막았다.

두 달 후 박씨는 이 남성으로부터 감사 전화를 받았다. 그는 “덕분에 단전 위기를 넘겼다. 경비원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8년째 자살률 1위다. 하루 42명이 자살한다. 이에 국회 사무처가 지난 4월 8일 ‘생명사다리상담센터’를 만들어 자살 예방에 나섰다. 센터는 생활고 호소, 가족 간 불화, 우울증 등 154건의 상담전화를 받았다.

고민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02-788-0479’로 전화를 걸어 상담받을 수 있다. 센터의 상담사들은 자원봉사자로 한국생명의 전화와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자살예방 상담 전문교육을 받았다. 센터는 국회 민원처리 업무와 행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 시스템과도 연계해 상담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은 6일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다. 지금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며 생명사다리상담센터 개소 의의를 밝혔다. 그는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솔선수범해 사회 곳곳에 생명사다리가 놓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