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13년지기’ 韓-獨 여성 정상의 만남…朴대통령 “日 역사 바로 봐야”

입력 2013-09-06 22:10 수정 2013-09-07 00:30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일본은 역사를 바로 보면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독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은 동북아의 공동 번영과 평화를 위해 협력해 나갈 중요한 이웃”이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이어 “메르켈 총리가 다하우 추모관(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서 연설한 것을 우리 국민은 감명 깊게 들었다”며 “(일본도 독일처럼)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자세 없이 자꾸 상처를 건드려선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독일도 전쟁범죄를 저지른 과거사를 갖고 있지만 일본과 달리 피해국과 피해 당사자들에게 깊이 사죄했음을 상기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독일 정부가 북한 도발에 일관되게 경고하면서 동시에 북한이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데 대해 감사한다”며 “이는 한국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맥을 같이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도 (우리 정부의) 북핵 문제 인식과 입장,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유럽의 모범적 사례가 (나의) 동북아 협력구상의 좋은 귀감”이라고 하자 메르켈 총리는 공감을 표하면서 “오는 22일 (독일) 총선에서 승리하면 박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하겠다”고 화답했다.

G20 정상회의는 이날 정상선언문과 함께 회원국 간 경제정책 공조 방향과 개별 회원국의 공약사항을 담은 ‘상트페테르부르크 행동계획(액션플랜)’, ‘G20 5주년 기념 비전 선언문’ 등을 채택하고 이틀간의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