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의회 ‘비밀 투표’ 사라진다

입력 2013-09-06 18:16

브라질 의회에서 앞으로 ‘비밀투표’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비밀투표 금지는 지난 6월 이후 브라질을 휩쓸고 있는 반부패 시위대의 핵심 요구사항 중 하나였다. 국회의원들이 중요한 문제를 결정할 때 어떤 입장에 서 있는지 투명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도 의원들을 향해 시위대의 요구 수용을 촉구해 왔다. 이미 2006년 수정헌법안을 통해 근거가 마련됐지만 브라질 의회는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도입을 미뤄왔다.

하지만 지난 3일 밤 브라질 하원 의원 452명은 만장일치로 하원과 상원에서 비밀투표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AP통신은 조만간 상원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비밀투표 금지 결정은 최근 하원이 비밀투표를 통해 복역 중인 동료 의원인 나탄 도나돈의 의원직 유지 결정을 내린 이후 더욱 거세진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도나돈은 2010년 13년형을 선고받았지만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집행이 이뤄지지 않다 지난 6월 전격 체포됐다. 역시 반부패 시위대의 요구를 연방대법원이 수용한 조치였다.

의회가 도나돈의 의원직 유지 결정을 내리자 엔리케 알베스 하원 의장도 “하원의 신뢰성에 타격을 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브라질에서는 오는 7일 독립기념일에 맞춰 대규모 시위가 예고돼 있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