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선… 6년만에 정권교체 유력
입력 2013-09-06 18:16
토니 애벗 자유당 대표가 이끄는 야당연합이 7일 치러지는 호주 총선에서 집권 노동당을 누르고 6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룰 것 같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6일 보도했다.
자유당이 군대를 동원한 해상난민 봉쇄 등을 공언한 바 있어 호주는 당분간 보수적 성향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총선 승리를 위해 인기가 바닥이던 줄리아 길라드 전 총리를 몰아내고 대중적 인기가 높았던 케빈 러드 현 총리를 구원투수로 내세우며 승부수를 띄웠던 노동당은 전세 역전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외신들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를 근거로 전체 150석 중 자유당을 비롯한 야당연합이 80∼95석, 노동당이 50∼65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여론조사 역시 야당연합 지지율이 45%로 35%에 불과한 노동당을 10% 포인트가량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연합이 우세를 점하게 된 이유는 집권 노동당의 연이은 실정 때문이다. 흑자재정 달성을 공약으로 내세워 집권했지만 정작 노동당 집권기간 동안 300억 호주 달러의 재정적자를 기록하면서 이에 따른 복지정책 축소가 이어졌다.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탄소세 등을 도입했지만 오히려 민심이반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난민정책 난맥상도 노동당에는 악재였다. 노동당은 집권 후 인권침해 논란을 우려해 난민을 호주 본토로 받아들이는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난민수가 급증하면서 결국 반난민 정서가 고조되자 정책을 완전히 바꿔 난민을 파푸아뉴기니에 있는 수용소에 수용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이는 시민단체는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반인권 정책이라며 비판을 받았다.
이와 함께 노동당 내 권력투쟁도 자유당의 어부지리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정치적 후계자로 불리던 길라드 전 총리의 배신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던 러드 현 총리는 이후 줄곧 권좌 복귀를 노리며 길라드 전 총리와 끊임없는 파열음을 냈다.
이를 지켜본 호주 국민은 정치 혐오증만 깊어졌고 결국 그다지 인기가 많지 않았던 애벗 대표가 힘들이지 않고 정권교체라는 대업을 손쉽게 이룰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