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갈수록 제 무게를 못이겨…속절없이 주저앉는 역도연맹

입력 2013-09-06 18:14 수정 2013-09-07 00:41

대한역도연맹이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연맹 이사진은 6일 류원기 회장의 독단적인 행정에 반발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연맹 회장을 맡은 류 회장은 지난달 여자 선수 성추행 의혹으로 영구제명된 역도 대표팀 오승우 총감독 후임으로 강화위원회나 이사회의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측근 인물을 대표팀 총감독으로 임명해 반발을 샀다. 이에 반발한 남녀 대표팀 감독이 최근 동반 사퇴했으며, 이 과정에서 연맹의 전무이사마저 사직서를 제출했다.



게다가 영남제분을 운영하는 류 회장은 ‘여대생 청부살인’에 연루돼 구속됐다. 대한체육회 가맹경기단체 규정 제16조(임원의 직무) 6항에는 ‘경기단체의 임원이 동 단체 운영 이외의 범죄사실로 구속 기소되었을 경우 직무가 정지된다’라고 규정돼 있지만 류 회장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총감독의 재심 결과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연맹 선수위원회가 지난 4일 성추행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자신들이 내린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하지만 재심 과정에 오 전 총감독만 출석했고 피해를 주장하는 여자 선수 측은 참가하지 않아 판결의 신뢰성이 의심되고 있다. 여자 선수의 경우 재심 전날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자 선수 측은 대한체육회에 제소하고 법적 절차도 준비하고 것으로 전해졌다. 체육회 선수위원회는 자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성추행 사건을 재조사할 방침이다.



남녀대표팀 감독 동반사퇴로 현재 역도대표팀은 지도자가 없는 초유의 공백 사태를 맞고 있다. 게다가 전무이사 사직에 이어 집행부마저 사퇴한다면 연맹 행정은 마비될 수밖에 없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