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리아에선… ‘자상한 아사드’ 대대적 홍보

입력 2013-09-06 18:14 수정 2013-09-06 22:35


화학무기로 민간인 1000여명을 학살한 의혹을 받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자상하고 당당한 이미지를 부각한 사진들로 자화자찬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폭군 이미지를 벗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이 전략에서 그는 미인 아내를 전면에 세웠다.

6일 아사드 대통령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instagram.com/syrianpresidency)에서 2년 넘게 내전 중인 시리아의 참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인스타그램은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공유하는 일종의 인터넷 사진 게시판이다.

대부분의 사진에서 감색 양복을 잘 차려 입은 아사드는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회의실에서 상대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 이슬람 사원에 가만히 앉아 눈을 감은 모습, 탱크에 탄 군인에게 손을 뻗어 악수하는 모습 등은 그를 선량한 지도자로 포장했다.

학창시절 아사드의 사진도 있었다. 누렇게 바랜 이 사진에는 학생 아사드가 1982년 영국 중등교육자격시험(GCSE)을 준비 중인 모습이라는 설명이 달려 있다.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화학무기 공격이 벌어지기 사흘 전인 지난달 18일 올라온 사진이다.

이 인터넷 게시판을 더 많이 도배한 건 영부인 아스마(38)의 사진이다. 잘 정돈된 갈색 머리칼과 세련된 화장으로 서구적 인상을 짙게 풍기는 아스마는 사진 속에서 환자들을 병문안하거나 빈민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다. 영국에서 자란 아스마의 사진 설명은 아랍어로 쓴 아사드와 달리 대부분 영어로 적혀 있다. 한 터키 여성은 아스마의 사진에 “이 여자는 여기서 쇼를 하고 있다”는 댓글을 달았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