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희를 ‘한국의 나달’로 키운다

입력 2013-09-06 18:14


수영 박태환의 전성기에 오로지 그만을 위해 존재하는 전담 지원팀이 있었다. 코치, 트레이너, 연습상대, 매니저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은 박태환이 연습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박태환의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 대회 메달로써 전담팀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테니스에도 전담팀이 가동 중이다. 청각장애 선수인 이덕희(15·제천동중)를 위한 전담팀이다. 수석코치 박경훈(27)과 트레이너 홍성화(27), 매니지먼트사인 S&B 컴퍼니의 이기철(44) 대표가 있다. 이덕희가 어린 장애선수인 점을 감안해 부모가 매니저로 가세했다. 이 팀의 목표는 당연히 이덕희를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내는 것이다. 일찌감치 그의 재능을 알아본 KDB 산업은행과 현대자동차가 후원하고 있다.

이기철 대표는 “이덕희는 꿈과 희망의 상징이기 때문에 후원사들은 사회공헌면에서 그를 후원하고 있다”면서 “선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상업적 광고 등을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각 장애 3급의 불리함을 안고 있는 이덕희는 지난 4월 성인 대회인 국제테니스연맹(ITF) 퓨처스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로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포인트를 따낸 유망주. 현재 주니어 세계 랭킹 25위, ATP 랭킹 890위를 기록 중이다. 올해 메이저대회인 윔블던과 US오픈 주니어 남자단식에 출전했지만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올해 국제 주니어대회에서 4차례나 우승하면서 라파엘 나달(스페인)로부터 “이덕희에게 배울 점이 많다”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전담팀은 비슷한 형태로 지원받아 세계랭킹 2위로 성장한 나달을 롤모델로 하고 있다. 현재의 성장속도는 나달의 15세와 비교했을 때 이덕희가 1년6개월 빠르다는 게 이 대표의 귀띔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용품업체인 윌슨과 3년간 글로벌 후원 계약을 맺었다.

전담팀은 1년에 한달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덕희의 국제대회 출전과 훈련을 위해 해외를 다니고 있다. 최근 US오픈 주니어부 단식 1회전에서 탈락한 뒤 9일부터 열리는 퓨처스대회 참가 차 캐나다로 곧장 갔다. 전담팀의 올해 목표는 ATP 랭킹 500위, 주니어랭킹 톱10에 드는 것이다.

뉴욕=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