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아들’ 의혹 보도에 채동욱 총장 “검찰 흔들기”

입력 2013-09-06 18:08 수정 2013-09-06 22:37

채동욱 검찰총장은 6일 ‘혼외(婚外) 아들’ 의혹을 제기한 언론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채 총장은 이 보도를 ‘검찰 흔들기’로 규정했다. 이번 보도가 총장 개인에 대한 단순 흠집내기 차원이 아니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 등으로 ‘채동욱호 검찰’에 불만이 있는 세력이 개입한 결과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조선일보는 이날자 신문 1·2면에서 ‘채 총장이 1999년 Y씨와 만나 2002년 이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고 가족관계등록부 등재 없이 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채 총장은 오전 7시23분 대검 대변인을 통해 “관련 보도의 저의와 상황을 파악 중에 있다”며 최초 입장을 밝혔다. 검찰총장이 언론 보도에 ‘저의’란 용어를 쓰며 불쾌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채 총장은 오전 8시17분 “전혀 모르는 일이다.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자신의 신상과 관련된 의혹을 인식한 듯 “본연의 직무 수행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다”고도 했다. 채 총장은 하루 종일 대검 참모 회의를 소집해 민·형사상 소송을 비롯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검찰은 이번 의혹 제기가 총장 개인의 사생활 관련 문제이면서도 검찰 조직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단순히 특정 언론과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보도 내용에 통상적인 취재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개인정보 등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외부 사정기관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