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태극기 게양·애국가 연주 된다
입력 2013-09-06 18:07
북한에서 처음으로 태극기가 휘날리고 애국가가 연주된다.
통일부는 12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우리 선수단의 방북을 승인했다고 6일 밝혔다. 우리 선수들이 북한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다. 따라서 사상 처음으로 평양에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가 이뤄진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별도로 우리 선수단의 신변안전을 보장했고 국제관례에 따라 평양에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가 가능하도록 한 점 등을 고려해 방북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북한은 전 초청국에 보낸 대회 개최 공지문에서 국제대회 관례에 따라 모든 참가국의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한역도연맹이 이에 대한 확인을 재차 요구하자 다시금 별도의 확인서를 보냈다.
17일까지 열리는 대회에는 아시아역도연맹 15개 회원국 200여명이 참가한다. 전창범 역도 선수단 총괄단장은 언론과의 접촉에서 “훌륭한 성적을 내는 것뿐 아니라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평화 무드를 조성하도록 일조하겠다”면서 “선수단이 경기장에서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밖에서는 모범적인 선수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1948년 9월 9일 정권 수립 이후 북측 지역에서 철저하게 태극기와 애국가를 금지했다. 북한은 해방 후 태극기를 사용하다가 48년 9월 8일 인공기를 제정하며 태극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애국가도 47년 6월 전혀 다른 가사의 애국가를 만들어 현재까지 사용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했을 때는 인공기 게양과 북한 국가 연주가 허용됐지만 북측 지역에서의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는 실현된 적이 없었다. 북한은 2008년 평양에서 열릴 계획이던 월드컵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남북대결에서도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허용할 수 없다고 버텼다. 결국 경기는 제3의 장소인 상하이에서 열렸다.
남북은 서해지구 군 통신선도 재개했다.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재가동 선결조건으로 내건 서해 군 통신선이 복구됨에 따라 개성공단 재가동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측 수자원공사, 한전 등 유관기관 인력이 개성공단에 들어가서 제반시설을 총점검할 것”이라면서 “체류하면서 해야 되는 업무들이 있는데 2∼3일 걸린다고 알고 있다. 모든 점검이 완료되면 그 이후가 재가동할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