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에’ 침수되는 日 올림픽 유치 작전

입력 2013-09-06 18:07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방사능 오염수 문제가 결국 도쿄의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 같다.

마이니치신문은 2020년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앞두고 오염수 문제가 막판 변수로 작용하면서 도쿄가 수세에 몰리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신문은 IOC 내부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슬아슬한 차이로 스페인 마드리드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구체적인 개최 계획과 운영능력에 대한 평가에서 호평을 받았던 도쿄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평이 많았지만 8일 새벽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오염수 문제가 부각되면서 곤욕을 치르는 것이다.

실제로 도쿄올림픽유치위원회가 지난 4일 IOC 총회가 열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질문 6개 중 4개가 오염수 대책 문제일 정도로 관심사였다.

기자회견 내내 다케다 쓰네카즈 올림픽유치위원장은 “도쿄는 후쿠시마와는 250㎞나 떨어져 있어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기자들이 오염수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대답하기까지 해 외국 언론들이 설명이 불충분하다며 불만을 표시하는 일도 벌어졌다.

일본 언론은 올림픽 유치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경쟁도시 역시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올림픽 유치를 위한 ‘올림픽 외교’에 열을 올렸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IOC 총회 개최국인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만나 도쿄 지지를 부탁했다. 또 2016년 올림픽 개최국인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게도 지지를 호소했다.

아베 총리는 7일에는 직접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날아가 올림픽 유치를 위한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에도 참석한다. 영어로 진행되는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아베 총리는 이미 10차례 이상 예행연습을 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은 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