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정무수석 “추석 전에 대치정국 풀어야”

입력 2013-09-06 17:54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이 최근 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대치정국을 풀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6일 전해졌다. 하지만 모임이 알려진 경위를 두고 서로 당혹해하고, 모임 취지와 대화 내용에 대해 다른 설명을 하는 등 잡음도 노출됐다.

박 수석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수석은 지난 4일 최재천·김관영 등 민주당 의원 4명과 시내 모처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이다. 박 대통령이 결단해 빨리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 아니냐”며 박 대통령이 김한길 대표와의 단독회담을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청와대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말하는데 국가정보원이 대선에 개입한 것에 대해서도 국제적 기준에 맞춰서 잘 좀 조치해 달라. 대통령에게 야당 입장을 제대로 전달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이에 박 수석은 “대통령께 야당 입장을 전달하겠다”면서 “어떻게든 추석 전에 현 상황을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저녁 자리에 참석한 한 의원이 전했다.

그러나 박 수석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저녁 자리에서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회담 등 현안 언급은 거의 없었다면서 주로 사적인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만난 분들이 민주당 지도부도 아닌데 식사를 하면서 정국을 풀자는 얘기를 했겠느냐”며 “제가 정무수석에 임용된 과정을 말씀드리고, 평소 사는 얘기 정도 나눈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또 “‘추석 전’이라는 표현을 쓴 기억은 없으며 ‘풀어야 한다’고 했다면 포괄적으로 현 대치정국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단독회담 필요성을 거듭 거론하면서도 “(박 대통령·여야 대표가 참석하는) 3자 회담을 굳이 해야 되겠다면 3자 회담까지는 받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박 대통령이 제안했던 5자 회담(3자+여야 원내대표)에는 “국정원 개혁과 대선 개입 문제를 다른 국회 일과 연관시켜 물타기하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성열 김아진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