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약자 보듬는 選良] 소외계층 돕는 소외계층 출신 ‘善良’
입력 2013-09-07 04:00
새터민(탈북자), 장애인, 여성 결혼이민자는 우리 사회의 약자이자 소외계층에 속한다. 주변의 왜곡된 시선과 선입견, 법적·제도적 차별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러 동정심에서 돕겠다는 이들도 있지만 속사정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들의 눈높이로 아픔을 보듬는 선량(選良)들이 있다. 19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진출한 새누리당 이자스민 조명철 의원과 민주당 최동익 의원이 그들이다.
#여성 결혼이민자 출신 첫 국회의원
이자스민(36) 의원은 필리핀 출신으로 헌정사상 최초 이민자 출신 의원이다. 항해사였던 한국인 남편을 만나 1998년 결혼했다. 남편과 사별한 뒤 1남1녀를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정체성 이야기를 다룬 영화 ‘완득이’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여성 결혼이민자의 자립을 돕기 위한 꿈드림학교를 개설했다. 매달 한 차례씩 강연이나 현장시찰 등 다양한 체험 기회를 통해 결혼이민 여성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다.
현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활동하며 13개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법안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어린이집·유치원·각급학교의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다문화 교육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이 의원은 6일 “대한민국은 이미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 사회”라며 “온 국민이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바르게 이해하고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만드는 입법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 첫 국회의원
조명철(54) 의원은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상급교원(교수)으로 재직하다 1994년 탈북했다. 남한에 정착한 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과 통일부 통일교육원장을 지냈다. 현재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북한인권법과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법 등 24개 법안을 발의했다.
조 의원의 입법 노력으로 지난 4월부터 탈북민 청년세대 취업지원 바우처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18세 이상 35세 이하 탈북 청년들이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일정 금액의 교육비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 카드를 발급해주는 것이다.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 청소년 북송 당시에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중국인 동문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 구명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시각장애에 지체장애까지 가진 국회의원
최동익(51) 의원은 한살 때 주사를 잘못 맞아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9년 뒤인 초등학교 3학년 때는 앓고 있던 알레르기와 맞지 않는 약물을 복용한 탓에 눈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됐다.
최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며 1년여 동안 무려 70여개의 법안과 장애인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등을 대표 발의했다.
특히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일상생활 영역에서의 장애인 차별을 없애기 위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각종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에 장애인이 확인할 수 있는 큰 문자, 점자, 음성 변환용 코드 등의 편의 수단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최 의원은 “장애인들에게 불편 없는 사회야말로 모든 사람들에게 편안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