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中·러는 밀월 과시
입력 2013-09-06 17:50
제8차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 양국간 밀월 관계가 두드러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G20 회의에 앞서 5일 낮(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맨 먼저 양자 회담을 가진 데서도 이런 분위기는 확인된다. 두 정상은 지난 3월 시 주석이 취임한 이래 세 번이나 만났다.
두 정상은 이를 통해 에너지와 군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무엇보다도 양국은 지난 수년 동안 끌어온 러시아산 가스의 대중국 수출 문제에 있어서 큰 진전을 이뤘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해서는 별도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중국 대표단 친강(秦剛) 대변인이 밝혔지만 양국은 이 문제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친 대변인은 “전쟁으로는 시리아 문제를 풀 수 없으며 정치적인 해결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중국의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하루 전인 4일 미국이 독자적으로 시리아에 대해 군사 공격을 할 경우 별도의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은 것으로 주목을 끈다. 다만 시 주석은 시리아 문제에 대해 푸틴 대통령보다는 덜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산 가스의 중국 수출은 최종 성사될 경우 오는 2018년부터 매년 380억㎥를 공급하는 조건이다. 이번에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과 중국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의 대표는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스 수출 기본 조건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CEO)는 “협상이 연내에 최종 합의에 이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밀러 CEO가 “대 중국 수출물량을 600억㎥로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기본 조건’에는 수출 물량, 수출 시기, 가격 조건 등이 담겨 있다고 가스프롬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서유럽에만 가스를 수출해 왔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가스 공급은 정책의 일대 변화를 의미한다. 러시아는 올해 유럽에 1520억㎥의 가스를 수출할 예정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