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싸이 보면 창조경제 보여”…朴, 근혜노믹스 적극 설파
입력 2013-09-06 22:21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틀째이자 마지막날인 6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은 제2세션에 참석하고 3개국 정상과 양자정상회담을 잇따라 가졌다.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주제로 열린 제2세션에서는 선도발언(Lead Speech)을 통해 창조경제와 ‘원칙이 바로 선 경제’라는 이른바 ‘근혜노믹스’를 설파했다. 선도발언은 의장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국제 무대에서 선보인 근혜노믹스=박 대통령은 ‘개천에서 용 난다’는 우리 속담과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예로 들며 창조경제를 쉽게 풀어냈다. 박 대통령은 “이 속담은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도 창의적 아이디어와 도전정신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최근엔 그런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창조경제는 개천에서 용이 나지 못하게 하는 제도적 장벽을 해소하고 경제주체들이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일자리 창출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유튜브와 결합돼 세계 17억명이 함께 즐기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 창조경제의 좋은 예”라고도 했다. 또 “운동경기에 비유하자면 경기 규칙을 마련하고 선수들의 경쟁력을 키웠으나 정작 규칙대로 경기가 진행되는지, 불공정한 규칙은 없는지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고 세계경제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각국 정상과 환담, 일본 총리와는 서먹=박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날 첫 세션이 끝난 뒤 업무 만찬장에서 20여분간 만났다. 두 정상은 지난 6월 박 대통령의 방중 뒷얘기를 화두삼아 유쾌하게 얘기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서로 중국어로 대화하다 박 대통령이 “배가 고파 죽겠다”고 하자 시 주석은 박장대소했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박 대통령을 찾아와 “5월에 미국에 오신 다음 남북관계 진전이 진행되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싱가포르 에티오피아 정상과는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놓고 얘기했고, 영국 프랑스 캐나다 정상과는 자유무역협정·대북정책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는 행사장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났는데 캐머런 총리가 박 대통령에게 “프레지던트 퍼스트”라고 말해 서로 웃음이 오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는 유독 거리를 뒀다. 잠시 조우해 인사 정도만 나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