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8개현 수산물 수입금지] 대형마트 “日 수산물 원래 판매 안해… 큰 변화 없을 것”

입력 2013-09-06 17:44

유통업체들은 일본 8개 현(縣) 수산물의 수입이 전면 금지돼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판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져 매출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마트 관계자는 6일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지만 이미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어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011년 3월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판매하지 않고 있는데 고객들은 여전히 방사능 오염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소비자들이 수산물 구매 자체를 꺼려 관련 상품 매출이 10∼60% 줄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2011년 3월부터 일본산 고등어, 갈치, 명태 대신 노르웨이, 베트남, 알래스카 등 대체 산지의 원양산을 취급하고 있다.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은 실제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마트가 수산물 판매 현황을 조사했더니 올해 8월 명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어와 갈치도 각각 30.6%, 11.8% 감소했다. 반면 명태의 대체재라고 할 수 있는 대구나 방사능과 연관성이 없는 서해안의 꽃게, 노르웨이산 연어, 미국·캐나다산 랍스터는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올 들어 1∼8월 대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1% 늘었고 꽃게와 연어도 각각 18.2%, 90.1% 증가했다. 랍스터는 무려 1906.4% 급증했다. 방사능 측정기를 갖춘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는 수산물을 들고 와 방사능 수치를 체크해 달라는 고객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유통업체들은 방사능 오염 수산물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 국내산 수산물 판매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보고 새로운 산지 개발, 방사능 검사 확대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 해외 수산물 수입도 늘 것으로 보인다.

일본산 수산물은 주로 재래시장이나 식당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인천에선 일본산 생태를 러시아산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생태 전문점들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 조치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금지되면 먹거리 안전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원산지 표기를 해도 혹시 일본산인데 속여 파는 건 아닌지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며 “문제가 될 만한 수산물 수입이 원천 차단되면 국산 수산물을 중심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량진시장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김모(58)씨는 “일본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수산물 자체를 찾는 사람이 없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 정도 떨어지는 등 피해가 크다”며 “정부가 뒤늦게라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줘 다행”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