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목소리] 평가 때만 신경쓰는 병원

입력 2013-09-06 18:18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외할머니께 병문안을 갈 때마다 병원의 환자관리 수준에 실망하게 된다. 여름에는 자주 환자복과 시트, 베개 등을 갈아주고 목욕도 한두 차례 더 시켜야 함에도 일주일에 한 번이 고작이었다.

화장실엔 아예 비누도 비치하지 않았다. 타월 정도는 갖춰야 함에도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다.

최근 이 병원에 대해 의료기관 평가인증조사가 실시됐다. 평가기간엔 없던 비누도 비치하고 환자복도 새로 한 벌 구입해 입혀 주는 것이 아닌가. 냉장고에 보관하는 환자들의 음료수에 개인 이름을 따로 표기하기까지 했다.

평가인증기관에서 조사가 나오자 눈에 띄게 달라지는 병원의 태도를 보니 씁쓸했다. 환자가 제일 우선이며 환자의 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중요함에도 인증평가제 앞에서 평소의 소홀한 관리가 반짝 달라지는 모습은 얄팍한 상술에 다름 아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 평소 환자와 보호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기본 비품은 꼭 비치하고 환자에게도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해줬으면 한다.

최명연(대구 죽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