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시프트’ 준비 끝… 아이티 골문 요란해진다

입력 2013-09-05 18:17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하고 골 결정력까지 갖춘 원톱이 없다.”

홍명보(44)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고민이다. 홍 감독이 원하는 원톱 역할을 충실히 해낸 선수는 박주영(28·아스날)이었다. 그러나 현재 대표팀에 박주영은 없다. 홍 감독은 6일 오후 8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이티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새로운 전술을 시험했다.

지난 4일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미니게임 중 생소한 장면이 포착됐다. 조끼를 입은 팀의 공격진이 바뀐 것이다. 원톱 조동건이 빠지고 윤일록이 투입됐다. 최전방 원톱 자리엔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이 올라갔다.

구자철은 폭넓은 움직임을 보이며 수비수들을 끌고 다녔다. 그 덕분엔 공간이 생기자 2선에 있던 선수들의 움직임에 활기가 돌았다. 제로톱을 연상되는 장면이 이어졌다. 그러나 대표팀의 포메이션(4-2-3-1)이 하루아침에 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어떤 선수가 들어오든 기본적인 틀은 유지된다. 홍 감독은 지난달 페루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난 제로톱을 알지도 못한다. 난 원톱의 역할을 중요시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홍 감독은 3기 대표팀을 소집하며 미드필더인 구자철을 공격수로 분류했다. 그때 이미 홍 감독의 머릿속엔 ‘구자철 활용법’이 들어 있었던 듯하다. 내년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기 전 대표팀에 대형 원톱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렇다면 현재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공격력을 강화해야 한다. 구자철은 A매치 30경기에 출장해 10골을 기록 중이다. 이근호 다음으로 많은 골을 넣은 것. 구자철은 2011 카타르 아시안컵 득점왕(5골)에 올랐고, 런던올림픽 3위 결정전에선 쐐기골을 터뜨렸다. 홍 감독은 구자철의 공격력에 주목한 것이다.

홍 감독은 아이티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선수들이 압박을 느끼는 것”이라며 “이제는 팬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 있는 그대로 제 기량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