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외교위 승인 ‘시리아 공격’ 첫 관문 통과했지만…

입력 2013-09-05 18:23 수정 2013-09-06 00:41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 정부에 대해 제한적인 군사작전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군사개입 승인 요청이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하원도 통과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독자적인 시리아 공습에 나설 경우 러시아도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원 외교위는 4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표결을 실시해 찬성 10표, 반대 7표로 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결의안은 60일간 시리아의 군사 목표물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방식의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이 있으면 이를 30일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전투를 위한 지상군 파병은 승인하지 않았다. 민주당 상원의원 7명과 공화당 3명이 찬성했고 민주당 2명, 공화당 5명이 반대했다. 특히 공화당의 차기 대권 후보로 지목되는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와 랜드 폴(켄터키) 의원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상원은 이르면 다음 주 전체회의를 열어 심의·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내 진보파(리버럴)와 국가 개입 축소 및 개인 자유 신장을 옹호하는 공화당 내 리버테리언(자유지상주의자)이 포진한 하원에서는 과반수 지지를 얻는 데 한층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시리아 결의안 의회 승인이 수주일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하원 외교위 청문회장에서 손바닥에 붉은 색칠을 한 반전단체 ‘코드 핑크’ 회원 10여명은 ‘전쟁 대신 외교를’ 등의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개막 연설 연사로 나서 시리아 문제를 의제에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그는 “몇몇 참석자 분들이 제게 시리아 상황과 같은 국제 정치의 중요한 이슈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러시아 의회 대표단은 미국 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다음 주 방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들을 만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독일 정보기관도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감행된 화학무기 공격을 직접 명령했음을 암시하는 정보를 감청을 통해 입수했다고 독일 의회 관계자들이 이날 밝혔다.

대외정보기관인 연방정보국(BND)이 지난 2일 의원들을 상대로 연 안보 브리핑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한 고위간부가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사드 대통령의 화학무기 공격 지시는 잘못된 것이며 그가 자제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