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푸틴, 오바마에 화해 제스처… 스노든·시리아 문제 한발 후퇴
입력 2013-09-05 18:10 수정 2013-09-06 00:34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호스트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시리아 문제를 의제에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개회식에서 개막 연설 연사로 나서 “몇몇 참석자 분들이 제게 시리아 상황과 같은 국제 정치의 중요한 이슈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제안은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개입 계획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읽히고 있다.
이는 G20 개회 하루 전 보도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시리아 제재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는 방안을) 제외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과 상반된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러 관계에 미칠 영향이 없는 만큼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미국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했었다.
친강 중국 외교부 수석대변인도 회의 시작에 앞서 “전쟁으로는 시리아의 문제를 풀 수 없다. 현재 상황은 정치적 해결만이 이 문제를 푸는 유일한 길임을 보여준다”며 러시아 편을 들었다.
G20 기간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이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도 양자회담을 갖지 않을 예정이라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영국 하원의 시리아 군사 제재 결의안 부결로 시리아 사태에서 영국의 참가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 이유라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 개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는 양자회담을 갖는다. 그동안 유로존 위기 등 글로벌 경제문제 해법을 위해 의기투합했던 G20 정상들이 시리아 문제로 편가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4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 취임 후 처음 본격적인 다자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신경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 푸틴 대통령을 각각 만나 시리아 문제 등 주요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