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위주 ‘모양’보다 중소·중견기업인 ‘실무’ 중시

입력 2013-09-05 18:03 수정 2013-09-05 23:21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의 특징은 중소·중견기업인 비중이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이다. 정부가 경제단체를 통해 추천을 받지 않고 개방형 공모로 기업인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중소·중견기업인은 발표 상으로는 40명이지만 경제단체·협회 소속으로 동행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48명(61%)이 베트남을 방문한다.

가장 눈에 띄는 중소·중견기업인은 의류전문 기업 신원의 박성철 회장이다. 박 회장은 1973년 회사를 세우고 40년간 섬유·패션사업에 매진해 왔다. 지난해에는 한국표준협회가 제정한 ‘대한민국 좋은 기업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했다. 매일 오전 4시 새벽기도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신원은 2002년에 2000만 달러(약 220억원), 2009년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하노이에 니트 공장을 세웠다. 현지인 근로자 1만여명이 연간 2억 달러 규모의 니트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박 회장은 5일 “신원은 공산권 국가인 중국, 베트남, 북한(개성공단) 3개국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과의 경제협력에 비중 있는 참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빛그룹 이대봉 회장은 베트남에서의 호텔 사업과 사회공헌 활동을 인정받아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참빛그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그랜드플라자 하노이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전쟁 희생자 자녀와 저소득층 자녀 300여명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2011년 베트남 정부로부터 베트남 보국훈장을 받았다.

이밖에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한재형 대동공업 부회장, 박도봉 동양강철 회장, 이환성 세라젬 회장 등도 베트남을 방문한다. 현지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이다. YG엔터테인먼트 양민석 대표는 중국 방문에 이어 또다시 사절단에 포함됐다.

대기업에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강호문 삼성그룹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허명수 GS건설 사장,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도 베트남 방문에 동행한다.

금융계에서는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등이 동행한다. 신태용 한국수입업협회장과 이민재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도 경제사절단 일원이다.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오영호 코트라 사장, 성균관대 지상철 교수도 사절단에 포함됐다.

이번 방문을 통해 원전 수출에도 진척이 있을 전망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원전 세일즈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8일(현지시간) 하노이 그랜드플라자 호텔에서 ‘한국·베트남 경제협력 간담회’를 연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은 베트남 발전소 투자사업 간소화, 유통매장 출점 규제완화, 베트남 내 노무문제 해결 등을 베트남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