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질 GNI 2.9% 증가… 4년만에 최고

입력 2013-09-05 17:48


지난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국내 투자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GNI는 전분기보다 2.9% 늘었다. 이는 2009년 2분기(4.8%) 이래 가장 높다. 실질 GNI는 국내 경제 활동에 초점을 맞춘 실질 국내총소득(GDI)과는 달리 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2분기 실질 GNI 증가율 상승은 교역조건이 개선된 데 힘입은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GNI 증가는 반도체 등 주력 수출 가격 경쟁력은 좋아지고, 수입 원자재 가격은 떨어지면서 교역조건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날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여전히 회복세가 미약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향후 완만한 경기개선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KDI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고 있으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전월 대비 소매판매액지수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극심한 부진으로부터 완만하게 개선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물론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들은 상존해 있다. 여전히 기업들의 투자 위축이 심각한 데다 이달 예정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국 타격 등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국내 총투자율이 전분기(26.8%)보다 1.9% 포인트 떨어진 24.9%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시달리던 2009년 2분기(23.9%) 이래 최저치다. 반면 해외투자율은 전분기보다 2.2% 포인트나 급등한 6.6%를 기록했다.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정치권의 각종 규제로 기업들이 국내 투자 대신 해외로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장희 이성규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