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구속 수감] 최경환, 김한길 대표 심야 ‘깜짝 방문’… 정국 정상화 논의
입력 2013-09-05 17:50 수정 2013-09-06 00:32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5일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에서 노숙투쟁 중인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전격 방문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9시30분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예고 없이 김 대표가 노숙투쟁을 하고 있는 천막을 찾았고, 30분간 정국 정상화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내대표는 김 대표에게 “고생하는 것 보니까 미안하다, 죄송하다”면서 “어떻게든 이런 상황을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민주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어 “나도 예스맨만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런 상황을 잘 이야기하고 있다”며 “어떻게든 빨리 협의해 정상화해야 할 것 아니냐. 서로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양보해서 풀어나가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대표는 “우리가 이미 장외로 나온 이상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 등에 대한 부분을 그냥 덮겠다고 하면서 들어갈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요구사항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갖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또 “대통령은 국민들이 지켜줘야 한다. 대외적으로 존중받아야 하는 자리”라며 박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으로 언급하자 최 원내대표가 “국민들이 지켜줘야 한다는 대표님의 말씀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중한 사태에 대해서 (야당과) 교감을 해야 한다”면서 거듭 여야 영수회담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앞서 최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언급하면서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대통령 귀국 이후에는 물꼬가 트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와 최 원내대표의 호의적 대화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국회 정상화 문제와 국정원 개혁 문제를 둘러싸고 대치를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정기국회 정상화를 위해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압박에 나섰지만, 민주당은 장외투쟁 고수 방침 속에 여당에 국가정보원 개혁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가 정기국회 일정을 합의하지 못하니까 국회의장이 일정을 빨리 만들어오라고 재촉하고 나섰다”며 “민주당이 어제 (체포동의안 처리에서) 보여준 ‘통큰 결단’을 다시 보여달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공안사건을 신종 매카시즘의 광풍으로 몰아가려는 조짐과 의구심이 있다”며 “새누리당은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국정원 개혁 동참의 약속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여당이 국정원 개혁에 응하지 않음에 따라 국정원의 예비비 예산 사용금지 및 국정원장 탄핵 대상 추가 등의 자체 개혁안을 만들어 발표키로 했다. 아울러 7일에는 대전에서 ‘제6차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 촉구 결의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손병호 김재중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