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진상규명하라”

입력 2013-09-05 17:28 수정 2013-09-05 21:02


간토조선인학살희생자 90주기 추도행사준비위원회(준비위)는 5일 오후 ‘간토 조선인 학살 희생자 90주기 초도기도회’를 개최하고 학살사건 진상조사와 피해자 명예회복을 요구했다.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된 이날 예배에는 준비위 관계자와 성도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1923한·일·재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이해학 목사는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제목의 설교에서 “올해는 1923년 간토(관동)대지진 당시 유언비어를 조작해 재일조선인 6000여명을 잔인하게 학살한 지 90년이 되는 해”라며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침묵의 90년이 흘렀지만, 이제 하나님께서 그 진실이 땅에 묻히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사를 기억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집권하는 국가는 망할 수밖에 없고, 거짓으로 국민을 호도해 집권을 연장하려는 사람들은 하늘의 심판을 면할 수 없다”며 “우리 주님께서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세워 반드시 새로운 나라를 세우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교 후에는 ‘억울하게 죽어간 재일동포들’을 위한 헌화와 추모의 춤, 노래 등이 이어졌다. 이어 지난 3월 한·일 NCC 도시농촌선교협의회(URM)에서 채택한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낭독됐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일본 정부의 학살사건 왜곡, 은폐 시도의 공개 및 중단과 일본 총리의 사죄 및 피해자 보상을 요구했다. 이어 한·일 양국 국회에 진상 조사와 피해자 명예훼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준비위 측은 또한 오는 10월 개최되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에서 학살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훼복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국토수호교회 박세환 목사와 성도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90주기 희생자 추모 예배’를 열었다.

애국가 제창과 함께 시작된 예배에서 박 목사는 “최근 발표된 국가보훈처 사료 분석 결과 관동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수가 현재까지 알려진 6000여명 보다 3배 이상 많은 2만3058명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무참한 학살이 있었음에도 일본은 속죄하지 않고 있다”며 “일본이 유가족과 역사 앞에 사죄 하지 않으면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설교 후에는 학살 희생자 유가족의 위로와 안정, 영혼의 구원을 위한 기도회가 이어졌다.

최승욱 이사야 기자 applesu@kmib.co.kr